꽃향유 용담 쑥부쟁이 구절초 ? 꽃향유
아름다운 꽃향유(-香薷)는 10월이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하여 우리 산야를 진한 가을 향기로 가득 채우는 향그러운 야생화입니다. 봄꽃은 그 아름다운 모양으로 사람들을 감탄케하지만, 가을꽃들은 풍성함과 그윽한 향기로 사람들을 유혹합니다. 향기가 좋은 가을 꽃으로는 산국속 식물인 구절초와 산국, 감국 등을 으뜸으로 치지만, 향기의 강함으로는 꽃향유와 향유가 으뜸일 것입니다. 지금 이맘 때면 꽃향유는 절정에 이르는데, 가을 볕이 따스하게 느껴지는 오전의 찬공기를 쐬며 산을 오르다 보면 코를 자극하는 강한 향기가 나는데, 바로 꽃향유입니다.
꽃향유
꽃향유의 향기는 매우 강하여 코를 가까이 하면 머리가 띵할 정도로 자극적입니다. 그래서 손으로 잎이나 꽃을 가볍게 훝은 다음 손을 코에 가져가면 꽃향유의 향기를 제대로 맡을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허브라고 부르는 식물에는 꿀풀과에 속하는 경우가 많은데, 꽃향유 역시 대표적인 우리 땅의 허브인 만큼 꽃에서 뿐만 아니라 잎에서도 강한 향기를 풍깁니다. 그래서 저는 산길을 가다 잠시 쉬어 갈적에 꽃향유 잎을 하나 툭 따서 코에 가까이 하길 즐기는데, 바로 꽃향유의 향기가 우리땅 우리 자연에서 맞이하는 가을의 냄새라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꽃향유는 우리특산식물은 아니지만, 원산지가 한국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반도 만주 일대에서만 자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들꽃이라고 불러도 큰 무리가 없을 것 입니다. 이 꽃향유라는 이름은 1937년에 발간된 '조선식물향명집'에서 가장 먼저 발표되었으며, 학명 'Elsholtzia splendens Nakai'에서 속명인 Elsholtzia는 독일 식물학자인 Johann Siegesmund Elsholtz(1623∼1688)에서 유래된 것이며, 종명인 splendens는 '강한 윤채가 있는'이라는 뜻이며, Nakai는 이 식물의 첫 발견자인 일본인 식물학자 Nakai의 이름입니다.
꽃향유
꽃향유와 유사한 식물로는 향유(Elsholtzia ciliata (Thunb.) Hyl.)가 있습니다. 향유는 꽃향유와 모든 점에서 비슷하며 향기까지 동일하나 화색이 연한 자주색으로 꽃향유와는 다르고 보다 길고 꽃들이 성글게 달려 수상화서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꽃향유는 우리 땅을 벗어나면 만주를 제외하고는 볼 수가 없는데, 향유는 아시아 온대지방과 유럽에서도 볼 수가 있습니다. 우리 땅 밖에서도 많이 자라는 향유이지만, 우리 땅에서는 꽃향유 비해서는 귀한 편인데, 아마 우리 땅에서는꽃향유가 훨씬 강한 적응력을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향유
국내에 자생하는 향유속 식물로는 꽃향유, 향유, 가는잎향유, 좀향유, 애기향휴, 봄향유 가 있는데, 모두 방향성 식물로 식용과 약용 및 밀원용으로 사용되는 유용한 식물입니다. 어린 잎을 식용으로 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향유속 식물은 꿀풀과 식물답게 꿀이 많아 밀원식물로도 손꼽힙니다. 그래서 가을이 되면 양봉농가에서는 이 꽃이 많이 피는 곳을 찾아다니게 됩니다. 꽃향유는 군락을 이루며 자라는 경우도 볼 수 있는데, 그런 경우 많은 꿀을 찾아 모여든 벌들과 박각시 등이 분주히 오가며 꿀을 모으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이 꽃향유는 추위에도 강해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까지도 꽃을 볼 수 가 있는데, 늦은 가을 아침에 산길을 나서면 서리를 허옇게 뒤집어선 꽃향유를 쉽게 볼수 있습니다. 추운 겨울을 곧 맞이해야하는 벌들에게는 늦게까지 양식을 공급해주는 참으로 고마운 식물인 셈입니다.
가는잎향유
이런 꽃향유는 초형의 안정성이 뛰어나 한번 이식해두면 계속 종자가 떨어져나와 몇년 뒤에는 쉽게 군락을 이루므로 도로 경사면 피복용으로도 안성맞춤의 식물입니다. 그리고 가을꽃을 피우는 국화과 식물이 그렇듯 단일식물로 낮과 밤의 시기가 비슷해지면 개화를 시작합니다. 따라서 일장을 조절하여 원하는 시기에 개화시킬 수도 있으며, 국화와 같이 분경제작에도 용이한 식물이기도 합니다. 뿐만아니라 꽃향유에서 향기 성분을 추출한 연구[1]에 따르면 꽃향유의 꽃에서는 29종, 잎에서는 30종의 유용한 향기 성분이 추출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허브향(herbaceous)과 운향(rue-like)을 내는 엘손티아케톤(Elsholtziaketone)과 나지나타케톤(Naginataketone)이 꽃향유의 주요 성분이라 톡 쏘는 듯한 꽃향유 특유의 향을 발현하게 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 꽃향유의 향은 각종 식품과 욕탕의 향료재로도 많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여름철에 차로 마셔 열병을 다스리기도 하고 한방에서는 전신부종과 각기와 종기 등을 치료하는 약재로도 이용되고 있습니다. 사실 그 향기가 진하고 좋아 산책을 하거나 가벼운 트랙킹을 하는 동안에도 쉽게 머리를 맑게해주는 그 향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꽃향유
이렇게 우리에게 여러가지로 유익한 꽃향유의 가장 큰 장점은 우리 땅 어디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산이든 들이든 가을이 되면 어디에서나 피어나 자연을 찾는 우리를 맞아주는 꽃향유이지만, 이 역시 알아봐주고 그 이름을 불러줄 때, 비로소 우리 곁에 다가와 가을 향기를 전해줄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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