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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모음

2013년 시산제 축문

by 하얀 사랑 2013. 1. 14.

祝 文

 

癸巳年 정월 열이튿날,

지리산의 신령스런 기운 모이는 곳, 영신봉에 올라

天地神明과 智異山神靈님께 엎드려 告합니다.

 

사방을 돌아보니

눈 덮인 지리능선 굽이쳐 흐르고, 사방팔방에 솟구친 산들 속에

아, 우리네 몸은 아득한 천지간에 한알 좁쌀이라,

우리의 一生이 잠깐임을 슬퍼하고 山川의 끝없음을 부러워할 뿐입니다.

그리하여 다함이 없는 저 宇宙의 기운을 즐기고 싶어

지리산을 찾는 사람들이 여기 모였으니,

김택영․송건주․염기훈․이재구․한영택이라…

 

주인 없는 저 바람과 햇살을 듬뿍 안고 하늘 아래 우뚝 서서

눈을 들어 천왕봉에서 반야봉까지 한 눈에 담고

팔을 벌려 천산만산을 가슴에 품으니

호기로운 마음 천지에 가득 차

세상에 어떤 통쾌함이 있어 이것에 비길 것인가 싶습니다.

 

지난 해에도 천지신명과 지리산신령님의 보살핌으로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 하였습니다.

오늘 저희가 癸巳年의 뜻깊은 첫 지리산행을 시작하면서

神靈님께 한잔 술을 부어 올려 한해의 無事山行을 祈願하오니

바라옵건대,

작은 정성이나마 거두어 주시고

올해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 무시로 산으로 들고 날 때

변함없는 사랑 베풀어 주시기를 간절히 비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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