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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및 기타산

태항대협곡 산행기

by 하얀 사랑 2012. 11. 28.

 
 
       
중국기행 1, 태항대협곡(太行大峽谷)

 

  태항산(太行山)은 하남성 (河南省), 하북성(河北省), 산서성(山西省)의 경계에 걸쳐 있는 거대한 산맥으로 내몽골 초원아래 산서성 북부에서 시작된다. 남북 600km, 동서 250km로 뻗어 있는 거대한 산군이다. 그랜드캐넌을 빼닮아 중국의 그랜드캐넌이라 부르기도 한다. 太行의 行은 항렬 '항'자로서 커다란 산이 줄지어 있다는 의미다.  

  임주(林州)의 태항산으로 가기위해 2012.11.10 인천국제공항에서 중국 제남공항으로 이동했다. 중국 제남국제공항의 국제선은 인천-제남노선 뿐이라 한다.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많은 까닭이다. 제남에서 8명이 속닥하게 미니버스로 갈아타고 고속도로로 임주로 이동한다. 고속도로라고는 하지만 차량은 많지 않은 편이고, 중간중간 있는 휴게소는 주차장이나 건물은 크게 지어놨지만 매점은 시골 구멍가게 수준이다. 그나마 영업을 하지 않는 곳도 있다. 5시간 30분을 달려 임주에 도착하니 한 밤중이다.

  저녁식사는 임주에서도 떨어진 시골마을의 조선족이 운영하는 한식집인데 한식인지 중국식인지 아리송하다. 주인은 한국인 상대로 가이드 하던 조선족이라 한다. 태항산에 단체 등산 온 한국인 몇몇이 저녁을 먹고 있다.       
     

   요즘 중국은 어느 도시나 공사중이다. 임주도 거대한 빌딩이 들어서고 있어 과거와 현재가 뒤섞여 있는 형태다.  시골동네라 그런지 거리는 한산하다.   

   첫날 오전 트레킹은 임주(林州)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인 도하곡 풍경구에서 시작한다.  임주태항대협곡은 국가 AAAA급 관광명소다. 코스는 도화곡→황룡담→구련폭포 → 왕상암 3시간 30분 거리다.

황룡담 

 

 

  구련폭

 

 

  구련폭포에서 올라서니 좌판을 차려놓고 이곳에서 나는 농산물과 특산품 그리고 골동품 비슷한 것을 팔고 있다. 한국관광객들이 많이 오는지 서울에서 일동막걸리를 가져다 파는데 1병에 3천원이다. 대신 안주는 말린 곶감과 건포도 비슷한 것을 그냥 주는데 아주 달고 맛있다. 더구나 작은 아기가 이뻐 귀여워해주니 파는 안주를 마구 탁자에 가져다 준다.   

 

 

  실컷 절벽을 타고 올라오니 미니버스와 카트(빵차)가 산 위 도로(太行天路)를 따라 관광운행을 한다. 의무적으로 표를 사서 하산지점까지 타고 가야 한단다. 이 산동네 사람들이 먹고 살게 하는 조치라고. 가게도 있는데 대부분 영업을 하는지 않는지 모르겠다. 초시(超市)라는 글자는 Super Makert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다.  

  태항천로는 총길이 25km라고 하는데 빵차를 타고 왕상암까지 간다. 길은 절벽 위를 따라 나 있고 그 절벽 위에 사람들은 집을 짓고 돌담을 쌓아 밭을 일구고 산다.

  주민들은 협곡 아랫마을과 윗마을로 삶이 구분되는데 산 위 촌락은 평균 600~800m정도는 되는 것 같다. 산 아래 광활한 땅도 많은 것이 중국이련만 산 위로 아슬아슬한 벼랑위에 집을 짓고 땅을 일구고 사는 것을 보면 옛날부터 학정에 시달리다 도망왔거나, 전쟁을 피해 산 위로 전전한 부족들 아닐까 생각된다.  
 

 

 임주 태항대협곡은 남북길이 50km이고 동서폭이1,250km이고 해발800-1739m라고 한다.  태항산 협곡 아래는 그랜드캐년 처럼 웅장하고 험하다.

 

 도화곡을 지나 빵차로 높은 능선을 지나 태항 대협곡 중간에 있는 왕상암으로  내려 올 수 있고 왕상암은 협곡이 아주 높고 깊어 수직절벽이 깍아 지른 듯 가파르다.

 카트를 타고 오다 벼랑 위 전망 좋은 곳에서 군데군데 사진을 찍고 하산지점인 왕상암 위에 도착하니 절벽을 타고 난 계단으로 내려서야 한다. 절벽 아찔한 곳에 사원이 있는데 대개 도교사원이다.  

 

 

 

 

 

 

 

 

 

 

 

 

  

 

 

 

 

 

 

 

 

 

 

 

 

 

 

왕상암 절벽과 절벽 사이에 로프를 매어놓고 왕복 또는 편도로 운행하는데 동력은 우리나라에서 70년대쯤 시골에서 보던 발전기다. 그 발전기 고장나면 허공에 매달려 있어야 하는데 모두 용감하게 잘 탄다.  

   '촉잔도'라는 말도 있듯이 옛날부터 중국넘들 잔도 만드는 기술은 뛰어나다. 뭐 이런 곳에 사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긴 하겠지만 요즘은 옛날같이 나무는 아니고  철계단이나 쇠기둥을 박아 잔도를 만들거나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이 벼랑 사이로 돌을 쌓아 축대를 만들어 길을 내기도 한다. 

  그도저도 아니면 이런 기둥을 세워 계단을 만든다. 철계단은 높이 88m라고 하는데 계단은 걸어 내려오며 대충 세어보니 300개가 안된다.

   왕상암 (王相岩)

  왕상암이란 이름은 상나라 왕인 무정이 피난하여 은거생활 중 무술을 잘 하는 노예를 만나 서로 문무를 가르치고 후에 왕이 된 후 노예를 재상으로 삼았다는 전설에 유래한다. 왕상암에서 내려오니 그 노예 동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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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트레킹을 끝내고 차로 1시간 가량 이동 후  댐 인근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정전이 되어 식당의 요리가 준비가 되질 않는다. 소형 발전기도 고장나 식당 밥도 한참이 걸린다. 요즘 지은 건물인데도 화장실 문을 달지 않는 것이 특이하다.       

  점심 식사 후 댐을 건너 태항 옥척 트레킹을 시작하는 데 한바퀴 둘러 원점 회귀 코스로 3시간 반 정도 소요예정이다. 오전과 마찬가지로 거의 계단길이다.  
  

 

  태항 옥척 관문

 

 

  이 동네는 거의 옥수수와 당근을 많이 재배하는 것 같다.

 

  밭뙤기를 일구려고 절벽 위에 돌을 쌓는데 돌이 거의 퇴적암이라 구들장 돌처럼 생겨 쌓기는 좋겠지만 너무 급경사가 많아 보기에도 아슬아슬 한 곳이 많다. 저나마 하지 않는다면 농토란 것이 없으니 생계도 어렵기는 하겠지만...  

 

   성상암 

   중국의 절들은 우리나라 절들과는 달라 불상과 도교 사원 기타 등등 이 짬뽕이 된 곳이 많은데 그나마 성상암은 불상을 모시고 불교식 사찰의 냄새를 풍긴다. 지나가니 스님이 한 분 서서 한 사람 지나갈 때마다 "나무 관세음보살"하고 외친다.   

  길은 절벽의 바위를 깎아내어 만들기도 하고 잔도를 달아내기도 한다.

  

   여기도 산 위에 올라오니 길이 나 있고 농가들이 있다.

  산 위 벼랑 끝에 지은 농가. 태항협곡을 내려다보는 자리에 앉았는데  이걸 명당이라 해야할지는 모르겠다.  

   한국 여행객들이 많이 오기는 하는 모양이라 한글로 표시된 안내판들이 더러 있는데 이게 한글을 잘 모르는 사람이 썼는지 요상한 글자들이 많다.  

   태항옥척(屋脊). 옥척이란 지붕의 용마루와 같은 말이다.  여기서 하산길이 시작된다.

 

   오후 옥척 트레킹도 3시간 정도 걸렸다. 어제 저녁을 먹은 조선족이 운영한다는 한식집(?)으로 가서 삼겹살로 저녁을 먹고 2시간 30분 차로 이동하여 임주 휘현으로 간다.  태항산대협곡 중 구련산(九蓮山) 종주 트레킹을 위해서다.

   호텔에 짐을 풀고 바로 옆의 회교도가 운영하는 양고기꼬치집에서 간단하게 꼬치를 아주 삼아 빼갈로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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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레킹 2일차 오전 구련산 종주 트레킹
   구련담 입구 → 1,000 계단 → 천문곡 → 터널 → 류수성과 웅장한 협곡 석애구 → 주가포 마을 
 

 구련지 폭포

  1000계단

  천문골

  천문골(산서성) 위에서 산동성으로 넘어가며 1km 터널을 걸어서 통과한다. 이 터널을 통과하는데 다마스 같은 차 2대가 관광객(또는 주민)을 실어 나르기 위해 대기 중이던데, 하루 종일 기다리다 오는 사람 하나 없으면 허탕을 치는 것 같다.

  아랫동네가 산동성이다. 산서성 쪽은 터널과 아랫도로가 아직 연결이 되지 않고 산동성만 연결이 되었다 하는데 터널을 걸어 지나 내려가니 길을 막고 있던 막대기를 치우며 통행료를 달라고 한다. 터널을 산동성 쪽에서 뚫었기 때문이란다. 중국은 지방자치가 되어서 고속도로도 省마다  톨게이트를 설치 따로 통행료를 받고 있었다. 앞에 보이는 마을까지 걸어내려가 점심을 먹고 차로 하남성 만선산 왕망령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여기도 협곡이 나타난다. 길 바로 아래는 낭떠러지다. 주가포 마을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트레킹 2일차 오후 
  주가포 마을에서 식사 후 차로 왕망령으로 이동한다. 이동하는 차는 마을에서 운영하는 미니버스로서 편도던 왕복이던 왕복차비를 내야 한다고...여기서도 창녕에서 왔다는 한국 등산객들을 만난다. 

  트레킹 코스는 왕망령(王莽嶺) 팔선봉(八仙峰) 등 기암괴석의 절경을 보고 북대문 아래로 2,700개의 돌계단을 따라 내려가며 몇 개의 폭포를 거치고 하산지점까지 간다. 

  왕망령

  태항산 중에서 가장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다.  인근에는 숙박시설도 구비되어 있어 중국인들도 많이 찾는 모양이다.

 

 

  우리나라에서 60년대에 볼 수 있던 세발 트럭이 이곳에서 벽돌을 나르는데 이용되고 있는데 어쩐지 불안하게 보인다.  

  이틀간의 태항산 트레킹을 오전 오후 각 네차례에 걸쳐 마쳤다. 황산이나 화산 또는 장가계 등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그랜드 캐년이라 말해질 정도로 거대한 태항협곡은 산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열성적인 한국인들 때문에 개발되었다고 한다. 한국인들이 중국산을 많이 찾는 이유는 가까운 탓도 있겠지만 옛날부터 小中華를 자처하며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꾀고 있는 탓에 중국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점도 있고, 우리나라 산은 섭렵하고 해외로 나서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해서 중국의 좋은 산에 가장 먼저 가서 없는 등산로를 개발하는 사람들이 한국인들이고, 그 다음 낸 길을 따라 가는 사람들이 일본인들, 마지막으로 중국인들이 "뭔 일이래?" 하며 몰려다니기 시작한다고...

  중국산이 거대하여 볼만은 하지만 우리나라 산처럼 숲이 우거져 아기자기하고 계곡이 물이 풍부하거나 하는 서정적인 멋대가리는 없다는 점이다. 황산이 기암괴석과 풍경이 어우러져 좋고 스토리텔링도 있지만 일년내내 안개구름에 쌓여 제대로 풍경을 보기가 쉽지 않고, 화산은 거대한 화강암 통바위로서 신기하기는 하지만 자꾸 보기에는 밋밋하여 멋대가리가 좀 덜하고, 안탕산은 크고 험하기만 하고, 태항산 협곡은 너무 거대하고 웅장하여 정붙일 마음이 드는 산은 아니다. 그래도 작은 땅덩어리에 기대어 사는 우리들로서는 한 번쯤은 다녀볼 만한 산들이다.   

  중국에서 등산화 신고 등산복 입은 사람은 대개 한국인이라고 보면 되는데, 중국인들은 산에서도 모두 평상복에 간혹 운동화도 있지만 구두를 신고 다녔다. 등산 개념이 없이 그냥 놀러 다니는 정도로 보인다. 백만장자가 천만명이 넘는다는 중국인들이 돈이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닐테고, 개혁개방 이전 공산주의 시대에는 등산이나 레져는 부르조아 문화였을 것이고, 가난한 사람들이 산에 가는 것 자체가 사치일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도 산이라는 것이 너무 멀어 접근이 용이하지 않고, 또 산 아래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험준하고 거대한 바위와 절벽 투성이인 산에 일부러 오른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뭐 이런저런 이유로 중국에는 등산문화란 것이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산행 2일차 7시간 트레킹을 마치고 나서 다시 3시간을 낙양으로 이동한다. 다음날 용문석굴과 숭산 트레킹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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