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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및 기타산

중국 소오대산

by 하얀 사랑 2013. 7. 18.

행일자 : 2013.7.12~13

산행인원 : 12명

산행코스 : 츠야푸마을  - 동계곡입구(초대소) - 비운석 - 세면석 - 동계곡폭포(1,900m) - 야영장 (2,200m) 1박 -

                2,600m 안부 - 동대정상 -  북동능선 - 북대 - 동계곡입구(초대소) 

 

  소오대산은 2012년도 중국 태항산을 트레킹하고 난 다음 내년도 중국산기행 예정지로 잡아놓았던 곳이다. 물론 산을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의 꼬드김도 일조를 했다고 볼 수 있지만, 7-8월 사이에 산 전체가 꽃으로 덮히고, 야영하며 밤에 즐기는 별빛이 찬란하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이번이 중국기행 5차로서 일찌김치 7.12-15일로 날을 잡고 선수를 모집하는데 10명을 넘기기가 쉽지않다. 매년 동참한 인원에서 2-3명을 더 추가하기가 어려운 것이 3박4일의 일정 중 4일 내내 산을 타기 때문에 쉽사리 동참하기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우쨋든 어렵사리 12명을 한 팀으로 하는 소오대산 꽃놀이패가 결성되었다.

   

  원래 오대산은 문수보살이 상주하는 산으로 불교에서 성지로 꼽히는데, 소오대산은 그곳과는 다르지만 7월부터 갖가지 꽃들이 고산(高山)의 능선을 덮는다고 하니 이 산에도 문수보살이 상주하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지만 산 전체를 꽃으로 덮는 그곳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아는것 이상은 상상 할 수 없는 법, 2천미터 이상 고산, 그중에서 나무들이 자랄 수 있는 한계고도 이상 올라 가 본 적 없는 촌넘들이 여름 한 철 벌어지는 잡꽃들의 축제를 어찌 짐작이나 할 수 있겠는가!   

 

  우리 일행 말고 여행사를 통하여 소오대산 산행을 원하는 5명이 합류하여 모두 17명이 김해공항에서 만났다. 그중에 구례지사에 근무하는 서정주과장 부부가 여행에 동참했다. 북경수도공항에서 버스로 갈아타고 몇 시간을 달려 츠야푸마을 동계곡입구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소오대산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인데 입장료가 1인당 4만원이다. 이곳에 한국사람들이 찾아들기 시작한 것은 2010년부터라고 하는데 입구에 있는 초대소라는 곳이 중국의 다른 국립공원과는 여하히 다른 중국 시골의 민박집 수준이다.

 

  츠야푸마을 동계곡 입구

 

  지난 이틀동안 계속 비가 내렸다고 하는데, 하늘이 도와주는지 날이 좋다. 계곡따라 올라가는 산길에는 제법 물이 흐른다. 산이 험하여 비가 오면 낙석도 있게 마련인데 초입을 조금 지나니 낙석 중 큰 바위에다 비운석(飛云石)이란 그럴듯한 이름을 붙여놓았다. 중국넘들 원래 구라가 좀 있긴 하지만 우쨋던 落石보다야 재미있는 이름이긴 하다. 그런데 깊고 큰 산에서 흐르는 계곡치고는 수량이 많다고는 볼 수 없고 물 색도 어째 좀 맑지 못하다. 중국 내륙은 강수량이 적기 때문에 그런 지 자못 지리산의 더없이 맑고 풍부한 물, 깊고 청량한 계곡과 비교가 된다.

 

 

  초입(1,900m)에서 4시간 계곡따라 올라가니 넓은 평원지대가 나타나는데 오늘의 숙영지다. 중국인들 한 무리가 각자 개인용 텐트를 치고 삼삼오오 저녁준비를 하다가 우리가 올라가니 "한궈?"냐며 싸이의 강남스타일 흉내를 단체로 내는가 하며, 일본말로 "미나산 캉코쿠진데스까"를 연발하는 나이들어 보이는 사람도 있고, 텐트속의 앳된 여학생들도 신기한 듯 머리를 내민다. 물론 우리는 대부분 꿀먹은 벙어리다. 뭐 아는 말이 있어야 하지.... 니하오...세세...말고... 

 

 

  여행사에서 소개한 '금련산장'이란 곳인데,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게 바람막이 정도의 텐트를 쳐 놓고 바닥에 에어매트와 침낭을 구비해 놓은 정도다. 한 채의 가옥이 있는데 현지인들을 고용해 놓고 식사나 찬거리 정도를 준비시키는 모양이다. 저녁 하늘에 흐릿한 구름이 떠다니니 고산지대의 휘황찬란한 별을 꿈꾸었던 희망은 사라졌다. 그런데 새벽이 되니 침낭 속에 있어도 추워 움크리고 잠을 설쳤는데, 이대장 새벽 볼 일보러 나갔다가 "별 죽인다"며 나오라고 소리를 친다. 추울 것 같아 못들은 척 침낭 속에서 꼼작거리다 날이 샜다.  

 

  다들 추웠다며 5시쯤  일어났다. 아침으로 라면과 간단하게 밥을 먹고 6시에 산행을 나선다. 산행에 앞서 소오대산 신령님 날 좋게 해달라고 이재구 술잔 올리고 절한다. 텐트 주위는 온통 노란 꽃대를 올린 곰취밭이다. 지리산에도 흔하다고는 할 수 없는 곰취가 우리나라 호박잎만큼 큼직큼직한게 산을 덮고 있다. 환경이 다르면 식생도 다른지 중국 곰취는 꽃도 모양도 향도 우리 곰취와는 약간 다른다.     

  

 

 

  금련화 (金蓮花) 소오대산 전체에 자생하는 아름다운 꽃이다. 꽃이 필 때 마치 연꽃 모양과 같아 붙여진 이름이다. 꽃무리는 해마다 자리를 이동하며 군락을 이룬다고    

 솜다리(에델바이스)도 지천이다.  

 

 

  벌깨덩굴

 

 

 

 계곡 사면을 타고 능선에 올라서니 소오대산 푸른 초원이 조망되며 가슴이 확 뚫린다.

 

 

  11시 방향이 소오대산의 주봉인 동대(2,882m)다.

 

 

 

 

 

 

  돌꽃

 

 

 

  동대(2,882m) 주봉

  동대에서 북대로 이동하는 등산로는 군데군데 날카롭고 험하다. 산길은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은 탓인지 한 사람이 겨우 다닐 수 있을 많큼의 넓이로만 나 있다. 산길에는 북경에서 왔다는 한국 등산팀도 있지만 대부분 중국인들이다.    

 

 

 12시 방향 북대 

 

  북대에 올랐다가 사방을 둘러보고 내려와 3안부로 내려간다. 중국인들은 동계곡 쪽에서 북대로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특히한 점은 남녀 모두 배낭커버를 쒸운 개인용 야영 장비를 짊어지고 산행을 한다. 좁은 등산로에서 길도 잘 비켜 서 주며, 길을 비켜서 주면 "세세" 인사도 잘 한다. 중국인들이 야영장비를 매고 다니는 것은 보지 못했던 풍경인데, 당일치기가 안되는 까닭도 있겠지만 힘들어도 산에서 야영하는 맛이 좋기 때문이리라.

  

 북대 3안부에서 컵라면과 김밥으로 점심을 하고 하산을 서두른다.  

 

   이런 풍경을 두고 '꽃비가 낭자한 상태'라 말해도 될까? 소오대산 금련화 낭자한 이런 풍경을 두고서 말을 하거나 형용사를 붙이면 소음이 될지도 모른다. 그저 묵묵히 입 닥치고 지나는 것 그것이 지혜 아니겠는가?   

 

   천상의 화원에 핀 금련화

 

   접사 사진을 잘 찍어 보겠노라며 카메라 삼각대를 새로 사서 배낭에 매고 왔는데도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냥 찍어도 항상 뒤쳐지기 때문이다. 금련화가 아름답데 줄이은 능선 위에 서니 그냥 좋다는 말 외에는 유구무언이다. 소오대산이 문수보살의 성지란 점에서 연꽃을 상징하는 꽃으로  金蓮花란 이름을 붙인듯 하고 꽃이 필 때 봉우리도 연꽃과 닮아 이름을 그리 지은 것 같다. 갈 길이 바쁜 산꾼인지라 지체하며 요모조모 뜯어보며 꽃들과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많지 않은지라 휘~둘러보고 지나가지만 그 중에도 괜찮은 녀석들에게는 눈길이 오래 가기 마련이다. 그중 몇 녀석에게 다가가 렌즈를 들이댄다. 꽃 입장에서는 왠 녀석이 다가와 자기에게 해괴한 짓을 하는 것이리라.          

 

 

 

 

 연지꽃

 

 

 

 

 

   소오대산에는 갈색꿩, 방울뱀, 표범, 사향노루, 학, 족제비 등이 서식한다고 한다. 꽃은 패랭이꽃, 돌가시나무, 쥐오줌품, 솜다리(에델바이스), 개양귀비, 해당화, 이질풀, 오이풀, 범의꼬리, 짚신나물, 어수리, 물망초, 가락지나물, 물양지꽃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종류가 군락을 이루며 자란다. 고산지대이니만큼 7월에서 8월 사이 날이 따뜻할 때 무리지어 빨리 자라서 꽃을 피우고 후손을 보고 추워지면 재빨리 자취를 감추는 것이 식물의 생존 방식이다.  

 

   다른 한편으로 소오대산이 마음에 드는 것은 능선 구간이 날카롭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지리산처럼 육산에다 부드러운 능선과 넓은 초지를 지닌 거대한 산군, 그리고 여름 한 철을 제외하고는 그나마 통제되기 때문에 잘 보호되는 자연환경 등일 것이다.

 

  일제시대 때 벌목꾼들이 흔적을 지우느라 불을 놓았기 때문에 지리산 제석봉 고사목 지대에 키작은 구절초 며 야생화 군락지가 생길 수 있었던 것처럼 소오대산의 고산지대 환경을 보니 산에 반드시 나무만 울창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꽃들이 만발한 산!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러나 아직 초기라서 덜하지만 소오대산이 앞으로는 많이 알려져 좁은 산길을 사람들의 물결로 넘치기 시작하면 꽃들이 자라야 할 자리에 야영지가 들어서며, 보호종이나 희귀식물의 무단채집, 아무렇게나 버려지는 쓰레기 등으로 산은 몸살을 앓게 될 것 같다. 얼마 남지 않은 날 뒤에....     

 

  안부2지역인가 아마 해발 2,500은 될성 싶은 곳에서 몇 개의 야영텐트가 보이고 하얀 드레스를 입은 신부의 웨딩촬영이 있다. 이재구 신혼여행 겨울 지리산에 갔다더만 여기 신혼부부도 소오대산으로 첫여행(웨딩촬영)을 온 모양이다. 제1안부에 가니 어제 묵었던 해발 2,200m 텐트촌이 멀리 눈높이에 보인다. 하산길은 좁고 가파른 구간도 더러 있지만 위험하지는 않은데 산길에 손을 댄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7-8월 외에는 산을 다니지는 않는 듯하다. 한 시간쯤 내려가니 물소리가 들리고 계곡이 나오는데....거대한 산의 깊고 넘치는 계곡이 아니라, 애개.....좁고 얕은 개울물이 겨우 흐른다. 물은 무지 차다. 어제 출발했던 초대소 앞에 이르니 조금 넓은 계곡이 흐르고 물이 맑지는 않지만 숲으로 가려있어 적당히 땀을 씻기에 좋다. 물을 보았으니....

 

  첫 날 4시간, 둘쨋 날 12시간의 1박2일 산행을 끝내고 저녁은 초대소 아래 인근 마을 민박집 비슷한 곳에서 가이드로 온 마부장(조선족)의 친동생 집이란다. 그런데 그 양반 생김새나 말투가 마치 경상도 토박이 같아 전혀 조선족 같지 않다. 그런데 백숙이라고 내놓은....... 한국 음식 할 줄 아는 아지매를 구할 수 없어서리....내일은 윈도우 원 바탕화면에 등장하는 초원, 북령산 트레킹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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