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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 자 : 2014.6.11~6.16 2. 산 행 지 : 중국 운남성(雲南省) 여강(麗江) 차마고도 트레킹 3. 인 원 : 이재구와 기타 등등 (13명) 4. 이동경로 : 인천공항 - 사천성 성도 - 운남성 여강 - 호도협 차마고도 5. 산행코스 : 호도협진 - 나시객잔 - 차마객잔 - 중도객잔 - 티나객잔 (1박2일 차마고도 트레킹)
연례행사로 중국 산을 다닌지 다섯 번이고 올해로 여섯번째다. 2008년 황산을 시작으로 화산, 안탕산, 태항산, 소오대산까지 다녀왔으니 큰 산 몇 군데 가 본 셈인데, 그래봤자 말이 되지 않으니 낮설고 물설기는 마찬가지다. 산자수명한 우리나라 산 놔두고 왜 중국 산을 가느냐 하면 우리나라 산에 없는 거대한 스케일의 대자연을 만날 수 있고, 그런 산에 기대어 사는 이국인들의 사는 생활상도 기웃거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중국에 사업차 자주 다닌 친구로부터 윈난성(雲南省)에 가 보라는 말을 들었는데 밤하늘의 별이 크고 무척아름다워서라나. 한라산이 해발 1,950m, 지리산이 1,915m인데 비해 중국의 서남부 지역은 보통 해발 2,000m이상 고지대가 사람들이 발을 딛고 사는 땅이기에 별과의 거리가 가까워서 그런가하고 우스개로 넘겼는데 이번에 윈난성 여강의 차마고도와 옥룡설산을 갈 기회를 만난 것이다. 스케줄 일체는 이재구가 기획하고 연출하고....
윈난성의 차마고도(茶馬古道) 차마고도란 말 그대로 '차(茶)와 말(馬)을 교역하던 옛길'이란 뜻이다. 윈난성에서 티베트로 향하는 차마고도는 시솽반나(西雙版納)에서 푸얼스(보이현)를 지나 따리(大理), 리장(麗江), 샹그릴라(香格里拉)를 거쳐 라싸(拉薩)까지의 장장 1,600km에 이르는 산길이다. 그 중 리장에서 샹그릴라로 향하는 길목에 호도협이 자리 잡고 있다. 호도협은 하바쉐산[哈巴雪山 5,396m]과 위룽쉐산[玉龍雪山 5,596m] 사이 진사강[金沙江]이 흐르는 협곡을 말함인데 히말라야산맥의 끝자락으로서 협곡이 매우 험하고 강의 유속이 빠르나 강폭이 좁아 호랑이가 뛰어 건넜다하여 호도협[虎跳峽]이라 이름한다. 길이 16km, 높이 2,000m에 달하는 길고 거대한 협곡으로서 차마고도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소문 나 있어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고, 세계 3대 트래킹 코스 (뉴질랜드 밀포드사운드, 페루 마추피츄, 차마고도) 중 하나로 꼽는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보이차는 중국의 차 산지 보이현의 지명이다. 윈난성 남부지역의 보이현 6대 차산에서 나는 것을 보이차라고 하는데(지금은 3대 차산만 남았다고 한다.) 이 지역의 기후가 온난습윤하여 차의 생장에 적합하고 차를 가공하는 방법과 차를 운송하고 저장하는 차(茶) 산업이 발달하였고, 반면 윈난성 북부 티벳트 시짱고원지역은 유목위주, 육식위주의 생활이고 채소를 재배할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남방의 차를 통한 비티민 공급이 필요하였다. 또한 남방지역은 북방의 좋은 말들이 필요하고... 해서리 북방의 말과 남쪽의 차를 교환하기 위해 마방(馬幇)이라 불리는 상인들이 다닌 산길을 '차마고도'라고 하며 이를 통해 문화의 교류도 활발하였으니 실크로드보다 앞선 옛길이라 한다.
이번 차마고도 트레킹은 윈난성(云南省)의 리장(麗江)의 호도협 구간이다.
6.12 아침 쓰촨성(四川省)의 수도인 성도 공항에서 운남성 리강까지 중국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1시간 반가량 갔으나 일기가 나빠 착륙하지 못하고 쓰촨성 성도 공항으로 되돌린다. 비행기 안에서 꼼짝하지 못하고 대기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리장으로 가니 비행기 안에서 여행시간의 황금같은 반나절을 까먹은 셈이다. 리장에서 호도협까지는 약 50km로서 리장에서 점심식사 후 차마고도 트레킹 시작지점인 호도협진까지 이동하니 많이 늦었다. 이 구간 차마고도는 하바쉐산[哈巴雪山]의 산간허리를 끼고 도는 코스로서 진사강[金沙江]과 리장[麗江]의 위룽쉐산[玉龍雪山]과 마주하고 있다.
트레킹 출발지인 호도협진에 도착하니 비가 쏟아진다. 이 지역 날씨는 6월부터 우기가 시작되면 늘 비가 오락가락한다는데 일단 물러설 수는 없는 법, 우의를 걸치고 조금 가자니 비가 또 그친다. 트레킹의 첫걸음을 딛는 순간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과 설레임 그리고 낮선 곳에 대한 두려움이 교차하며 기분이 Up된다. 트레킹 코스라지만 이미 해발 2,000이상 고도의 압박감인지 심리적 영향인지 머리가 딩하게 무거워 온다. 당초 첫날 일정은 중도객잔(half-way)까지 가는 것이었는데 비행기에서 반나절을 까먹었기에 초입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나시객잔(納西客棧)에서 숙박하기로 했다. 젊은 가이드는 조선족으로서 북경출신이라 하는데 키가 작고 얼굴이 약간 까맣지만 자신이 조선족 가이드 중에서 탑5 안에 든다며 이 코스에 한국의 유명인사 누구누구도 안내했다며 자부심 섞인 말을 한다.
금사강이 내려다 보이는 길목에 사진 찍기 좋은 곳이 있는데, 평소 원주민 할머니가 지키고 있다가 사진촬영비를 받는다고 한다.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물 팔아 먹는 것과 비슷한데 오늘은 비가 오는지라 자리를 지키지 않았다. 차마고도는 쭉 외길이고 군데군데 바위에 붉은 페인트로 화살표를 해놔서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중국에 6년째 오지만 매번 놀라는 것이 경제의 발전 속도다. 처음 왔을 때 시골지역에는 전기가 없거나 겨우 전등 하나 가물가물하게 켜 놓은 정도였는데 오지 중의 오지라 할 수 있는 이곳까지 전기가 다 들어와 있다. 산악지대인 윈난성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면적의 4배 정도 크기이니 우리나라의 오지는 중국의 오지에 비하면 오지라 할 만 한 곳이 없지 않는가. 게다가 남녀 구분도, 문도 없는 화장실에 기겁을 할 정도였는데 지금은 산간오지 마을의 화장실도 현대식으로 싹 바뀌었다. 중국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첫 번째가 인민을 굶기지 않은 모택동이고, 두 번째로는 개혁개방을 이끈 등소평을 꼽는다는데, 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인민을 잘 살게 하면 제일이라는 흑묘백묘론은 부유해질 수 있는 사람부터 먼저 부유해지라는 뜻의 선부론(先富論)과 함께 등소평의경제정책을 가장 잘 대변하는 용어이다.
호도협을 향해 달려가는 금사강[金沙江]은 차마고도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다. 장강(양쯔강)의 상류로서 사금이 채취되어 붙은 이름이라 한다.
걷는 내내 비가 오락가락하면서 맞은편 옥룡설산의 준봉들은 산허리만이라도 잠깐씩만 내어준다. 산이 깍아지른 듯 험하고 계곡이 깊은 산악지대에서는 경계에 따라 자연스레 말이 다르고 의식주의 생활습관도 다른 민족들이 살기 마련이라. 그럼에도 서로의 필요에 의해 사람들은 산허리의 바위를 깍고 벼랑 위에 돌을 괴며 나무를 잘라 다리를 놓아 작은 길이라도 열어 말 한 두마리 겨우 다닐 수 있는 길을 내었으니 실크로드보다 앞서 차마고도는 윈난성(云南省), 쓰촨성(四川省) 등 서남부에서 티베트, 인도에 이르는 고대의 상업도로 역할을 한 것이다. 우리가 걷는 차마고도의 하바쉐산[哈巴雪山]과 마주보이는 위룽쉐산[玉龍雪山]은 금사강이 가르고 있고 그 계곡을 호도협이라 하는데 과거 한 개의 산이었던 것이 지각변동으로 갈라졌다고 한다.
호도협진에서 출발하여 2 시간 정도 걸으니 나시객잔에 도착한다. 차마고도는 주로 중산간 지대를 끼고 도는데 아래쪽은 대부분 벼랑이라 길을 내기가 쉽지 않아 그런 것 같다. 이 지역은 주로 산비탈을 개간하여 옥수수나 감자를 재배하던데 과거 우리에게도 쌀 한 말 못 먹고 시집간 누이 이야기가 전해지듯 이곳도 평생 쌀 한 톨 구경하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할 것 같다는...
나시객잔에는 차마고도와 호도협의 약도를 간략하게 그려놓았는데 쉽게 볼 수 있다. 나시아각(納西雅閣)에서 28밴드를 숨차게 올라가서 차마객잔 중도객잔 그리고 종착지인 티나객잔까지 붉은 실선으로 그어져 있고 그 아래 붉은 두 줄은 백수대[白水臺]를 거쳐 샹글릴라(香格里拉)까지 새로 난 도로다. 그 아래 푸른 두 줄은 금사강
나시객잔의 여주인장
첫날 차마고도 트레킹은 호도협진 - 나시객잔 - 차마객잔 -중도객잔 - 티나객잔으로 이어지는 상호도협 트레킹 코스 중 중도객잔까지 가는 것이었는데 호도협진에 도착하니 시간도 늦었고 비도 내리려 나시객잔까지만 가서 일박을 하는 것으로 했다. 객잔(客棧)이란 중국에서 주로 상품을 거래하거나 상담(商談)을 하는 지방 상인들이 숙소로 이용하는 일종의 여관인데, 나시객잔(納西客棧)은 나시족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로 보면 되겠다. 중국에는 공식적으로 56개의 소수민족이 있는데 실제로는 129개라고 한다. 나시족(納西族)은 모소족이라고도 하는데 윈난성(云南省)에 주로 거주하고 일부는 쓰촨성(四川省)과 시짱자치구(西藏自治區)의 경계지역에 살고 있으며 2000년 인구조사에서 30만명이 조금 넘었다고 한다. 리장공항에 내리니 공항 여직원의 얼굴이 까맣던데 하늘에 가까워 자외선에 그을리나 보다 했는데 나시(納西)에는 흑인이라는 뜻도 있다고 한다.
몇 년전인가 나시족에 대한 TV방송을 본 기억이 있는데 가이드가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나시족은 모계사회라 결혼이라는 제도가 없고, 남녀가 눈이 맞는 것은 '등불야회'란 축제를 통해서인데 손을 맞잡고 춤추고 놀면서 마음에 드는 남자가 있으면 그 남자의 손바닥을 살짝 그어 구애를 하고, 받아들이면 여자의 집으로 찾아가 사랑을 나누게 된다.그런데 여자가 남자의 손바닥을 긁는 것이 한두 사람이 아니라서 먼저 올라가서 모자를 창에 걸어두고 '여기 사람있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사랑을 나눈 후에는 아침 일찍 여자 집에서 나와야 하며 아이의 아버지가 누군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며 성은 여자를 따르며 재산도 여자에게 양도되며 따라서 남편과 아버지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를 많이 낳는 여자가 존경받거나 권력이 강화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남자가 아이를 데리고 가는 것을 가장 두려워 한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나시족 남자가 하는 일이란 마작이나 투전판에서 시간을 때우는 것 말고는 없다나...
마방(馬幇) 지금이야 차마고도 객잔의 큰 손님은 아무래도 산 좋아하는 한국인들이겠지만, 과거에는 티벳에서 보이현까지 차를 나르던 마방(馬幇)들이었을 것이다. 마방은 북방의 티벳사람들인데 남방족보다 덩치가 크고 체격이 좋다고 한다. 가이드가 우리가 타고 다니는 버스기사를 가르키며 "이 양반이 티벳사람인데 덩치가 훨씬 크고 팔뚝도 우람하다"고 말한다. 중국의 역대 왕조들이 북방민족의 침략에 전전긍긍했던 것이 이런 이유도 있구나 생각이 드는데, 차마고도에서 마방들이 나시족 여인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가 그것말고도 티벳 고지대에서 흔하게 자라는 '마카'라는 정력에 좋은 약초를 상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차마고도를 왕복하자면 1년 반에서 3년 정도 걸렸다고 하는데 마방들은 통상 2.5명의 부인을 거느렸다고. 티벳 현지와 차 생산지인 보이현에 각 1명, 차마고도에 0.5명이라나. 차마고도의 여인들은 마방이 지나가는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서로 자기네 집으로 모셔 때 빼고 광 내어 잘 모신 후 보내드렸다는...믿거나 말거나 하는 가이드의 말이다.
나시객잔에서 아침을 먹고 2일차 트레킹을 시작한다. 초장부터 차고 오르는데 28개의 꼬불꼬불한 길을 오른다고 28밴드라고 한다. 이번 코스 중에서 가장 힘든 곳이라나. 날이 계속 오락가락하며 진한 햇살을 뿜었다가는 비가 내리기도 하고 짙은 연무로 하늘과 산을 가렸다가 옥룡설산 준봉을 잠시 내어주기도 한다. 차마고도 중산간지역에는 호두나무가 많이 자라는데 호두가 주렁주렁 달렸다. 도중에 야크 가죽을 웃도리로 걸친 노인네 한 명이 우두커니 서 있는 곳을 지나고 "한궈~"하면서 말을 건네는 다른 한 노인도 지나친다. 밭에서 일하는 아낙네 몇 사람, 아이를 대나무 광주리에 넣어 업고 있는 젊은 여자도 지난다. 옥룡설산의 험준한 계곡에서 용틀임을 하듯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폭포가 협곡을 타고 길게 내리고, 옥룡설산 위로 희끗하게 보이는 것이 눈이냐 얼음이냐로 서로의 주장을 펼치는 사이 차마객잔에 도착한다. 차마객잔은 새로 뭘 꾸미는지 수리가 한창이다. 박노욱 생수를 몇 병 사서 나누어 준다.
나시객잔에서 출발하여 3시간을 걸으니 중도객잔[中途客棧]이다. 중도객잔은 옥룡설산을 마주보는 곳에 있어 차마고도를 트레킹 하는 사람들이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점심을 먹는 홀의 내부 사방 벽이며 유리창에 온통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녀가며 이름을 남긴 자국들로 빼곡하다. 우리나라 사람들 산 좋아하는 것이야 새삼스런 이야기는 아니지만 중국의 어지간한 산 코스는 한국사람들이 개척하고 길을 내었다고 알려져 있다. 황산과 같이 한국사람들이 한 번 휩쓸고 지나가면 그 뒤에 중국사람들이 몰려 따라오고...아뭏지간에 이 중도객잔에 수많은 한국사람들이 거쳐갔음에도 주인장은 여전히 불친절하고 서비스 정신이라는 것은 없고 한국말도 모르고 알려하지도 않는 것같다. 물 좀 달라니까 떠마시라고 손짓을 한다.
시원한 물줄기가 계곡이 아닌 산 중턱에서 폭포로 쏟아져 내리니 동굴 속의 지하수인지 근원을 알기가 어렵다. 중국의 산은 대개 석회암으로서 물에 석회석이 많아 끓이지 않고서는 마실 수가 없는데 모처럼 맑은 물을 대하니 머리까지 시원하다. 이 물을 식수로 사용하는지 중도객잔이 있는 마을까지 물을 운반하는 굵은 파이프 관이 여러 개 설치되어 있었다. 이름이 관음폭포라고 한다.
중도객잔에서 두 시간 걸으니 티나산장이다. 관음폭포에서 노래 부르며 놀다가 우리보다 조금 앞서 내려가던 여자아이들인데 함께 사진을 찍자니 좋아한다. 앞의 아이는 성격이 쾌활하고 적극적이고 뒤쪽의 아이는 약간 수줍음을 탄다. 어디서 왔는지 이름은 뭔지 궁금했지만 말이 통하지 않아 물어보지 못했다. 티나산장에 도착하니 빵차가 대기 하고 있고 서양넘들도 트레킹을 즐기는지 몇 명 눈에 들어온다.
티나객잔
이 길에서 북쪽으로 쭉 300km 정도 가면 티벳 자치주인의 '샹글리라'로 이어진다고 한다. 샹그릴라는 티베트어(語)로 '마음 속의 해와 달'이라는 뜻으로서 영국 소설가 제임스 힐튼(James Hilton)의 [잃어버린 지평선 1933]에 나오는 말로서 '지상에 존재하는 평화롭고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유토피아'로 묘사되었다. 중국넘들 원래 뻥이 세서 얼른 그런 곳이 중국에 있다며 윈난성[雲南省] 디칭티베트족자치주[迪慶藏族自治州]에 있는 중뎬[中甸]을 2001년 샹그릴라라고 개명하였다고. 평균 해발고도 3,459m의 고산지대로 눈 덮인 산, 계곡, 호수, 울창한 숲 등이 어우러져 경관이 아름답고, 동식물 등이 잘 보존되어 있다고 하는데 요즘 한국 사람들이 더러 여행을 간다고 한다.
나, "샹글리라에 가면 뭐 좋은 곳 있소?" 가이드, "아무 볼 것도 없습니다."
오늘 5시간의 트레킹을 마치고 호도협의 전망대로 간다. 대기하고 있던 빵차를 탔는데 장난이 아니다. 호도협을 따라 하바쉐산[哈巴雪山 5,396m] 절벽을 깍아 길을 내었다. 직벽에 가까운 절벽을 깍아 도로를 낸 탓에 낙석이 길바닥에 즐비하고 노면 바깥쪽을 낮게 포장하여 경사면이 불안하게 보이는데다 노변 가드레일이 거의 없다. 그러거나말거나 운전기사는 커버 길에서도 속도를 늦추지 않고 달리는 바람에 차창 밖 호도협의 벼랑이 바로 눈 아래로 왔다갔다 한다. 마주오던 빵차 한 대가 방금 낙석에 맞았는지 기사들 몇이 차를 대어놓고 찌그러진 차를 보며 난감한듯 모여 서있다. 사람이 다치지 않아 다행이다. 지금이 우기라 낙석이 심한 모양이다. 한 방 맞으면 끝이라는 생각에 오금이 저린다. 호도협 전망대에 도착하여 가이드에게 한 마디 했다. 나, "그~ 말이요, 기사에게 말해서 좀 천천히 좀 달리자고 합시다" 가이드, "그 기사들 하루에도 이 길을 수십 번 왔다갔다 하는 베테랑들이니 괜찮습니다. 천천히 달리면 오히려 돌 맞을 수 있으니 빨리 달리는 겁니다." 나. "?"
호도협 전망대를 끝으로 1박2일 차마고도 트레킹 일정을 마친다. 당초에는 티나산장에서 중호도협까지 왕복 4시간의 트레킹이 더 예정되어 있었으나 어제 비행기 회항으로 반나절을 까먹는 바람에 차질이 생겼다. 리장(麗江)으로 돌아가는 길에 비는 또 질퍽하게 내리다 말다한다. 내일은 희말라야 끝자락 해발 5,596m 옥룡설산 트레킹이다. 날이 좋으면 희말라야 설산을 볼 수 있단다. 가이드가 말한다. "내일 힘들 수도 있으니 오늘 저녁에는 술 많이 마시지 마세요." 모두 그 말은 잘 듣더만, 술이나 마나 예까지 와서 차마고도의 밤하늘을 수놓는 황홀한 별들에 취해 보지도 못하다니 하며 하릴없이 찌푸린 리장(麗江)의 밤하늘만 올려다 본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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