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꽃 : 등나무꽃
◈탐방일 : 2024.04.23.화요일
◈ 계절의 여왕 5월에 들어서면 쉼터 여기저기에서 연보랏빛의 아름다운 꽃이 수없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등나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오른쪽 감기가 전문인 등나무는 아까시나무 비슷한 짙푸른 잎을 잔뜩 펼쳐 한여름의 뙤약볕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을 만들어준다. 이어서 열리는 보드라운 털로 덮인 콩꼬투리 모양의 열매는 너무 짙푸른 등나무 잎사귀의 느낌을 부드럽게 해준다. 콩과 식물이라 거름기 없이도 크게 투정부리지 않고 아무 데서나 잘 자라는 것도 등나무가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다. 이렇게 등나무는 예쁜 꽃으로 우리 눈을 즐겁게 하며 쉼터의 단골손님으로 친숙한 나무다. 그러나 자람의 방식은 사람들의 눈에 거슬린다. 등나무는 주위의 다른 나무들과 피나는 경쟁을 하여 삶의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손쉽게 다른 나무의 등걸을 감거나 타고 올라가 어렵게 확보해놓은 이웃나무의 광합성 공간을 혼자 점령해버린다. 칡도 마찬가지로 선의의 경쟁에 길들어 있는 숲의 질서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래서 사람 사이의 다툼을 칡과 등나무가 서로 엉키듯 뒤엉켜 있다고 하여 갈등(葛藤)이라 한다. 또 등나무는 홀로 바로 서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무를 감고 올라간다. 옛 선비들은 등나무의 이와 같은 특성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가장 멸시하던 소인배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갈등을 빚는 나무이든 소인배 나무이든 등나무만큼 쓰임새가 많은 나무도 없다. 줄기는 지팡이를 만들었고, 가는 가지는 바구니를 비롯한 우리의 옛 생활도구를 만들었다. 껍질은 매우 질겨 종이의 원료가 되었다. 송나라 사신이 쓴 《고려도경(高麗圖經)》1) 에는 “백접선(白摺扇)은 대나무를 엮어서 뼈대를 만들고 등지(藤紙)를 말아서 덮어씌운다”라고 나와 있다. 부산 범어사 앞에는 천연기념물 176호로 지정된 등나무 군락이 있는데, 이는 스님들이 종이를 만들기 위해 가꾸고 보호한 흔적으로 짐작하고 있다.(다음백과에서)
◈등나무꽃꽃말은 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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